무속과 심리 치료: 굿판이 가져다준 감정 해소의 힘
현대인에게 ‘굿’은 종종 오해받는다. 누군가는 그것을 낡은 미신이나 사라져야 할 미개한 의식으로 치부하고, 또 누군가는 민속 공연이나 문화유산 정도로 여긴다. 하지만 한국의 무속은 오랫동안 삶의 고통을 해소하고, 감정을 정화하며, 존재의 위기를 치유해 온 집단적 정서 치료의 장이었다.특히 ‘굿판’은 단지 신을 부르는 종교 의식이 아니라, 슬픔, 억울함, 한, 분노, 상실 같은 감정의 집단 표출과 해소가 일어나는 무대였다. 고통받는 사람은 굿을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울고, 춤추고, 때로는 웃으며 마음속 깊이 눌려 있던 감정을 밖으로 쏟아냈다. 이는 오늘날 심리 치료에서 말하는 ‘감정 정화’와도 유사하다.이 글에서는 한국 전통 무속에서 굿이 어떤 방식으로 심리적 고통을 다루었는지를 살펴본다. 굿은 정..
2025. 6.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