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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와 정서적 유대: 사람은 왜 감정을 기계에 투사하는가? 기계에게 말을 거는 사람들우리는 어느 순간부터 기계에게 말을 걸기 시작했다. 스마트 스피커에 "오늘 날씨 어때?"라고 묻고, 내비게이션의 안내 음성에 "알았어, 고마워"라고 답하며, AI 챗봇과 대화를 나누기도 한다. 어떤 사람은 AI 캐릭터와 하루의 감정을 나누고, 어떤 이는 반려 로봇에게 이름을 붙이고 감정을 느낀다. 이러한 현상은 단순한 기술 사용을 넘어서는 것으로, 인간이 비인간적 존재에게 감정을 투사하고 정서적 유대를 형성하는 새로운 심리적 경향을 보여준다.이는 단순한 우연이나 일시적인 유행이 아니다. 심리학자들은 이러한 경향을 '디지털 애착' 또는 '인간-기계 유대'라는 개념으로 주목하고 있으며, 그 배경에는 진화심리학, 사회인지 이론, 현대 사회의 정서적 결핍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2025. 6. 12.
가깝지 않으니 공감하지 않는다: SNS 상 심리적 거리감과 사이버불링에 대한 도덕적 반응 보이지 않기에 더 잔인해질 수 있는 우리인터넷과 스마트폰이 일상화된 오늘날, 사람들은 물리적 거리와 무관하게 서로 연결되어 있다. 지구 반대편 사람의 삶을 실시간으로 들여다볼 수 있고, 몇 번의 클릭만으로 낯선 이와 대화를 나눌 수 있다. 그러나 이 연결의 편리함 뒤에는 역설적인 문제가 존재한다. 바로 '심리적 거리감'이다. SNS는 사람들을 물리적으로는 가깝게 만들었지만, 심리적으로는 오히려 멀어지게 만들기도 한다. 이는 특히 사이버불링, 즉 온라인 상의 괴롭힘 문제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사이버불링은 신체적 폭력 없이 이루어지는 디지털 폭력이다. 그러나 피해자가 겪는 고통은 물리적 폭력 못지않게 심각하다. 타인의 악의적인 댓글, 조롱, 따돌림, 사생활 유포 등은 피해자의 정신 건강과 삶의 질을 심각하.. 2025. 6. 12.
심리적 거리감이 정의를 만든다: 피해자와 거리감에 따른 처벌 태도 변화 인간의 도덕 판단은 왜 일관되지 않을까?하나의 범죄 사건이 사회적 공분을 일으키는 반면, 유사한 범죄는 대중의 무관심 속에 묻히는 경우가 종종 있다. 어떤 사건은 수많은 사람들이 분노하며 강력한 처벌을 요구하지만, 또 다른 사건은 조용히 잊혀지거나, 심지어 가해자의 사정을 동정하는 여론이 형성되기도 한다. 왜 우리는 비슷한 범죄에 대해 이렇게 다른 감정과 판단을 내리는 것일까? 이 질문은 단순한 여론의 차이를 넘어, 인간 심리의 중요한 메커니즘을 탐구하게 만든다.이 글에서는 그 원인을 '심리적 거리감' 이라는 개념에서 찾고자 한다. 심리적 거리감이란 시간, 공간, 사회적 유사성, 가상성 등 다양한 차원에서 느끼는 심리적인 멀고 가까움을 의미한다. 우리는 물리적으로나 사회적으로 가까운 대상에게 더 큰 공감.. 2025. 6. 11.
언어로 드러나는 결핍: 심리적 박탈감은 어떻게 말로 표현되는가? 언어로 드러나는 결핍: 심리적 박탈감은 어떻게 말로 표현되는가?“나는 왜 이렇게 부족할까?”“다른 사람들은 다 잘 사는데, 나는 왜 이 모양일까?”이런 생각을 해본 적 있으신가요?이처럼 비교를 통해 느껴지는 상대적 부족감은 단순한 감정이 아니라, 심리학에서는 ‘심리적 박탈감’이라 불리는 정서적 상태입니다.박탈감은 외부에서 실제로 어떤 것을 ‘박탈당한’ 경우에만 느껴지는 것이 아닙니다. 때로는 객관적인 조건이 나쁘지 않더라도, 주관적으로 ‘덜 가졌다’고 느낄 때에도 박탈감은 강하게 작용합니다.그리고 흥미로운 점은 이러한 감정은 우리의 언어 사용 방식에도 스며든다는 것입니다.사람은 자신의 감정을 말로 드러내는 존재입니다. 감정이 곧 언어로 번역되죠. 따라서 우리가 사용하는 단어, 문장 구조, 글쓰기 방식은 .. 2025. 6. 10.
무의식의 배경음: 우리가 인식하지 못하는 소음이 마음에 미치는 영향 무의식의 배경음: 우리가 인식하지 못하는 소음이 마음에 미치는 영향카페에서 공부할 때, 거리에서 걷고 있을 때, 회사의 사무실에서 일할 때 우리는 주변의 소리를 완전히 차단하고 살아갈 수 없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그 소리들이 우리의 의식에 뚜렷하게 인식되지 않습니다. 음악도, 에어컨 소리도, 옆자리 대화도 ‘배경음’으로만 존재할 뿐, 우리가 그것을 집중해서 듣는 일은 드물죠.그렇다면 이런 무자각적 환경소음이 정말 아무 영향도 미치지 않을까요?최근 심리학과 인지과학 연구에서는 오히려 그 반대의 결과들이 보고되고 있습니다. 우리의 감정 상태, 집중력, 심지어는 소비나 판단 같은 의사결정 과정에까지 영향을 주고 있다는 것이죠.이번 글에서는 우리가 거의 인식하지 못하는 환경 소음들이 정서와 선택 행동에.. 2025. 6. 10.
사이버 공간에서 죽음을 기억하는 새로운 방식 디지털 애도: 사이버 공간에서 죽음을 기억하는 새로운 방식누군가의 죽음은 인간에게 깊은 감정적 충격을 남깁니다. 그리고 우리는 슬픔을 표현하고, 기억하고,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방식의 ‘애도’를 경험합니다. 전통적으로는 장례식, 묘소 방문, 사진이나 유품 보관 등이 대표적인 애도의 방식이었지만, 인터넷과 SNS의 발달은 이마저도 새로운 형태로 변화시키고 있습니다.우리는 더 이상 애도를 오직 물리적 공간에서만 하지 않습니다. 고인의 페이스북 타임라인에 추모 글을 남기고,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사진과 기억을 공유하며, 온라인 추모관을 만들어 사람들과 감정을 나눕니다. 이러한 디지털 애도는 단순한 온라인 활동을 넘어, 감정 회복과 정체성 형성에도 영향을 미치는 새로운 심리적 현상입니다. 이 글에서는 디지털 애도.. 2025. 6. 10.